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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속마음을 감추는 능구렁이가 되자
예전엔 명확한 것이 좋았습니다. 속마음을 다 보이는 것이 진실한 것으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은 그렇게 했다가 부작용을 경험하면서 나름의 지혜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나이 들수록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면 나만 어려워지기 쉽습니다. 나이 들수록 잃은 것도 많아집니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위험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 적절하게 속마음을 드러내 좋은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은 많은 분이 얻은 지혜를 통해 나이 들수록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면 안되는 이유. 속마음을 드러내는 기준, 속마음을 감추는 방법에 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자기 말을 바꿀 여지가 좁아진다.
괜히 너무 단호하게 말했다가 입장을 바꾸지 못해 난처하신 적 있으십니까? 입장이 참 곤란해지거나 피해를 입는 걸 빤히 보면서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리 확신하더라도 맞지 않을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적당한 여지를 두는 지혜가 꼭 필요합니다. 살면서 ‘절대’란 말을 점점 조심하게 되더군요. 그것을 시원하게 깨버리는 것이 불쑥 나타나는 경우를 겪고 나서입니다. 그 원인이 다름 아닌 나 자신인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취향도 바뀌고 가치관도 바뀝니다. 내 생각도 달라집니다. 과거에 내가 했던 주장이 현재의 내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혹스러운 것은 이해관계가 바뀐다는 것입니다. 이해관계도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합니다. 친구가 적이 되고, 적이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말할 때 점점 신중하게 됩니다.
이런 유동적인 환경 속에 바꾸지 못하는 것은 큰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말을 바굴 여지를 조금은 남겨놓는 것이 좋습니다. 속마음을 다 드러내지 말고, 너무 단호하게 말하지 말고, 진실이라고 밑바닥까지 모조리 보여주는 것은 내가 가질 여지를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불쾌한 진실도 있다.
과연 ‘속마음’을 말하는 것이 모두 좋을까요? 이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때론 불쾌할 때가 있는 것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항상 정직한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인 것은 아닙니다. 먼저 상대를 배려하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속마음을 말한다는 것이 자신만 속 시원하고 상대방은 당황스럽거나 불쾌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속마음을 드러낸다고 진짜 친구가 되고, 정직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믿어도 되는 사람이란 판단이 서면 속마음을 말해도 괜찮겠지요.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의 있게 말하고 듣는 사람을 배려하면서 말하는 것입니다.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속마음을 모두 드러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고, 하더라도 정도를 조절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정직도 때론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정직은 정직이 아니라 예의 없는 것, 존중하지 않는 것, 배려심이 부족한 것입니다.
내 정직만 중요하고 상대가 불편해하는 것에 눈 감으면 안 됩니다. 서로가 편안한 정직, 때론 모른 척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주도권이 상대에게 넘어간다.
속마음을 드러내면 교활한 사람의 희생물이 되기 쉽습니다. 교활한 사람들은 상대의 비밀이나 계획을 캐기 위해 능수능란하게 행동합니다. 좋아하는 것이나 정치 성향도 거짓으로 꾸미며 말해 정보를 캐냅니다. 상대가 기뻐할 말을 하거나 일부러 화낼 만한 말을 던져 말하게 유도하기도 합니다.
상대가 싫은 소리를 하면 화내거나 표정이 굳어지고, 듣기 좋은 말을 하면 어쩔 줄 몰라 하는 태도는 속마음을 말하지 않지만,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교활한 사람은 이런 감정 변화에서 정보를 얻고, 이렇게 감정을 흔들어대며 즐기기도 합니다.
인간관계는 물론 직장생활이나 일반 생활에서 내 권리를 지켜야 할 때를 제외하면 상대의 말에 어린아이처럼 너무 투명하게 감정을 다 드러내 보이는 것이 손해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종종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을 내 편으로 쉽게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 편이니 어떠냐는 식으로 자기 생각이나 계획을 여과 없이 말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곤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 중에는 그동안 누구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던 사람도 있습니다. 자랑하고 싶거나 기대고 싶은데 이럴 때 옆에 와주니 감격해 못물 터지듯 쏟아내는 것입니다. 이 사람을 신뢰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 사람이 내게 준 신뢰는 없습니다. 듣기 좋은 말을 신뢰로 착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어떠한 증명된 것도 없이 그 사람 말만 신뢰의 증거로 삼는 모습은 마치 사기꾼의 말만 믿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다툼이 있듯이 듣기 좋은 말로 호감이 생겼던 사람과 갈등이 생기는 경우는 분명 옵니다. 그 때 상대가 등 돌리는 모습에 자기가 말한 것을 혹시나 다른 사람에게 말할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사람이 돌아서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자기가 한 말을 이용하거나 퍼뜨릴까 봐 걱정되는 것입니다. 이 때 꼭 하는 말이 ‘이럴 줄 알았으면 다 말하는 것이 아닌데’ 라는 후회의 말입니다.
자기 속마음을 말해버리는 순간 주도권은 상대에게 넘어갑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상대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 뿐입니다. 좋은 사람이라면 걱정이 덜하겠지만, 교활한 사람이라면 그가 휘두르는 대로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는 속마음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믿는 사람이라고 해도 굳이 속마음을 다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범위와 정도를 조정해도 충분히 진실되고 정직합니다.
방패를 드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상대가 겉으로 드러내는 감정을 통해 그의 생각을 유추한다. 따라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것처럼 실질적인 지혜는 없다. 당신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고 예측하지 못하게 하라. 당신의 성향을 파악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깔아뭉개거나 아첨하는 식으로 악용할 수 있다.
17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작가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입니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방패를 드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을 보호하고 상대가 섣불리 공격하거나 이용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상대가 나에 대해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준비하는 공격에 대해 상대가 방어책을 준비하지 못하도록 하고 싶다면 절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호불호의 감정을 잘 나타내는 것은 상대방이 대비할 내 정보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속마음을 드러내는 기준, 속마음을 감추는 방법
충분한 감정표현을 하는 것은 건강에 이롭습니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말라고 해서 건강에 필욯나 감정표현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선에서 감정표현을 하면 됩니다. 거절하고 싶지만,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해 거절 못하는 것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말라는 것과 거리가 멉니다.
거절해야 할 것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과 다릅니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필요한 거절은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표현을 하라고 권하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풀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거나 부당한 대우에 참기만 하면 병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비밀을 말하지 않으면 병이 생길 것 같다거나, 상대를 험담하고 싶은 대로 험담하지 않으면 쓰러지겠다는 식의 본능을 표출하는 감정표현이 아닙니다.
마구잡이로 다 쏟아내는 것은 감정표현이 아니라 배설과 같습니다. 사리분별하고, 수위 조절을 하면서 해도 감정표현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친구에게 진심으로 가까이 가고 싶어, 속마음을 드러낼 때도 이런 기준으로 하면 됩니다. 모든 걸 다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친구가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감내할 수준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또한 정직하고 진실합니다. 모든 걸 다 말하는 것만이 정직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때 속마음을 드러낸다고 상대가 무조건 받아줄 거란 나약한 기대는 접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선택은 상대의 자유입니다. 그것까지 내 마음대로 하려 드는 것은 이기적이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들에 집착하지 않아야 스트레스받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여러 책과 자료를 찾아보니 속마음을 감추는 간단한 2가지 방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속마음을 감추는 방법 중 하나로 단정적인 어투를 피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글쎄요”,”잘 모르겠는데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처럼 애매모호한 말투나 단호하지 않고 부드럽게 모른다고 말하면 됩니다.
또는 자기 생각이 아닌 상대가 한 말을 반사해서 말하면 됩니다. 다음으로 감정이 솟구쳐 오를 땐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실언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얼굴 표정도 가능한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얼굴 근육이 경직되어 오히려 불편함을 가중 시킬 수 있습니다.
감정을 잘 통제하면 좋지만, 습관이 들지 않았을 경우, 표정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속마음은 말하지 않았으니 그 정도면 나름 괜찮은 성과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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