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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이유

인상이 순해도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놀라운 반전이 생깁니다. 인상 순해 보이는 사람에게서 놀라운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니 이 자리까지 온 거구나!’

 

착하다고 알고 있던 사람이 어떤 말을 하자, 상황을 반전시키고 상대가 말문이 막힙니다. 특히, 부드럽게 말하는 모습에서 ‘힘 있는 사람의 품위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해 보여도 절대 밀리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외유내강을 실제로 만들어냈다고 할까요.

 

세다고 하면 어떤 강한 말을 할지, 얼마나 센 모습을 보일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실제 상황에서 힘주지 않고 말해도 상대 뇌리에 강한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어떻게 말할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상대가 알아서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순해 보여도 센 사람들이 한 말과 사용한 전략을 참고하면 상황을 순간적으로 내 쪽으로 가져오는 데, 착한 사람도 세지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제가 경험했고 책에서 찾은 자료를 기반으로 순해 보여도 센 사람들의 비밀, 착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이유와 방법에 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똑같이 ‘센 말’로 상대 말을 끊는다.

상인이나 영업사원은 물론 일 관계로 만난 사람 중에 억지로 밀어붙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이 없다고 해도 사인만 하라는 식으로 강요하기도 합니다. 딱 잘라도 비위를 맞추며 달래고, 때론 세게 나오기도 합니다. 해결 방법은 처음부터 상대 말에 반응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내 할 일을 하면 제풀에 떨어져 나갑니다.

 

하지만 착한 사람이나 매너가 있는 사람들은 이런 태도가 상대에게 상처가 된다는 생각에 한두 마디 받아주다, 그들에게 잡히기 일쑤입니다. 정신 차리고 보면 손에는 물건이, 계약서가 들려있습니다.

 

책 <되받아치는 기술>은 남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사람은 기가 센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기선을 제압하고 일단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밀어붙입니다. 이 흐름이 워낙 자연스러워서 당하는 사람은 자신이 당하지도 모를 때가 많다고 책은 전합니다.

 

결국 상대의 기에 밀린 것입니다. 사실 상대의 부드러운 설득도 알고 보면 센 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 중에는 평상시 기가 세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목적을 가지고 그 일을 해내야 한다는 각오를 하면 그 순간 기가 세지고 순하던 사람도 남에게 밀어부티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직업의식, 자기 확신으로 기를 고취하기도 하고 연기를 한다는 자기 최면을 걸어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이 말은 착한 손님도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눈에 힘을 주고 험악한 인상을 쓰지 않아도, 거친 말을 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즉, 똑같이 센 말로 상대를 돌려세울 수 있습니다. 책은 상대가 세게 나오면 이쪽도 세게 나가야 하는 법이라고 말합니다. 평소에는 쓰지 않는 센 말로 상대의 말을 뚝 끊어버리라고 가르칩니다. 안 해 봤던 사람이라면 겁이 나고, 불안할 것입니다. 하지만 책의 사례를 참고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책에서 전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기 전에 제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어떤 서비스 업체에 간 적이 있습니다. 물건의 수선을 맡기자 주인은 대뜸 “명품 코스로 하시는 거죠?” 라며 주문을 유도했습니다. 평상시 해당 부분을 수선해 달라고 하면 끝이었는데, 또 다른 수선 코스가 생겼나 봅니다. 당황하자 주인은 명품 코스는 훨씬 더 꼼꼼하게 잘한다며 밀어붙였습니다. 가격은 두 배나 되더군요. 이 때 저는 “그럼 기존 수선은 꼼꼼하게 하지 않았다는 얘긴가요?” 라며 반문했습니다. 보통은 값을 물어보고 비싸서 못하겠다며 실랑이가 붙는데, 이렇게 말하니 순간 주인의 얼굴이 발그래지더니 “아니 뭐 그런 건 아니라, 좀 더 잘 할 수 있다는 거죠” 라며 주춤거렸습니다. “저는 기존 게 좋습니다. 이걸로 해주세요”라고 말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상대에게 절대 밀리지 않으면서 부드럽지만 깐깐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상대의 말을 뚝 끊어버리는 해법, 상황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해법이 들어있습니다. 상대에게 어떤 말로 세게 나가야 하나도 크게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상대의 말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말투로 상대 말을 상대에게 되돌려주면 됩니다. 대표적인 2가지 방법을 말씀드리면 상대 말에서 이유를 묻거나 그 말을 부정하면 어떻게 되는지 묻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상대방의 말에 실린 힘으로 상대가 자기 말을 검증하게 만드는 기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방법보다 더 센 방법도 있습니다. 책 <되받아치는 기술>에서 제시하는 방법으로 그냥 상대 흐름을 일거에 끊어버리는 방법입니다. 영업 사원이 “자, 여기 볼펜 받으시고, 사인하세요”라고 밀어붙이면 “아 볼펜은 됐고요. 사인 안 하면 어떻게 되는데요?”라고 말합니다.

 

또는, 영업 사원이 “고객님, 제가 고객님 시간 아껴드릴께요. 그냥 사인만 하시면 돼요”라는 말에 “아뇨, 저는 남아도는 게 시간이에요. 아껴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라고 말합니다. 상대 말은 무시하고 퉁명스러운 투로 말하는 스타일입니다. 상대가 무안할 수 있습니다.

 

책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승산이 없을 때, 기 싸움에 말려들지 않고 상대 흐름을 끊고 이기는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은 대부분 당황하고 주도권을 빼앗깁니다. 무안해서 얼굴이 벌게지기도 합니다.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합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인상 순해 보이는 사람, 착한 사람이 이렇게 나오면 그 충격이 더 큽니다. 단, 너무 퉁명스럽게 말해버리면 상대를 상당히 무시한다는 느낌을 주기 쉽습니다. 자칫 고객이고 뭐고 없이 바로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신 공격을 받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의를 지키면서 말을 부드럽게 할 때는 개인적으로 이런 단계까지 이르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무시하는 듯한 단어를 빼고 부드럽게 말하면 상대는 그냥 앉아서 당한다고 할까요. 쉽게 봤는데 계약 이야기를 하자, ‘이 사람이 방금 전 그 사람이었나?’ 하는 충격을 받습니다. ‘이래서 팀장이고 사장이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특히, 순해 보이는 사람이 이렇게 말하니 뭔가 품격 있는 강함이 느껴집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영업하시던 분이나 손님으로 가게에 방문해서 자기 경험을 말씀하신 분들도 이와 유사한 말씀을 하십니다. 이들은 사람 얼굴로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사람 순해 보여도 여기까지 올라온 이유가 있다고 혀를 내두릅니다.

 

순해 보이지만 센 사람은 이 방법을 활용해, 상대에게 밀리지 않으면서 흐름을 자기에게로 가져옵니다.

필요에 따라 말을 끊는다.

책 <권력의 기술>은 어떤 자리에서든 힘을 보여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필요에 따라 상대방의 말을 자르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권력자들은 대개 남의 말을 자르는 특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말 끊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청을 하라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이런 규칙을 모든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칙은 하나지만 상황에 따라 응용을 해야지, 곧이곧대로 모든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피해만 양산할 뿐입니다. 그러고 하는 말이 “경청하라며””라는 원망입니다.

 

자기를 위협하는 사람의 말, 대놓고 무시하는 말을 경청해야 한다며 끝가지 듣고 있는 것은 경청의 취지와 전혀 다른 방향입니다. 경청은 좋은 사람과 좋은 대화에서만 쓰면 됩니다. 위협적인 상황이나 힘의 과시가 필요할 때는 상대 말을 진지하게 다 들어주지 않아도 됩니다.

 

전략을 다룬 여러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책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은 진지하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면, ‘이 사람은 나를 상대해준다’고 판단해버리고 이후에는 타깃이 되어버려 매우 곤란해진다고 경고합니다. 이런 사람과 이야기를 길게 해봤자 나에게 득이 될 게 없으니 최대한 대화를 재빨리 끝내는 것, 이것이 핵심이라고 책은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 이야기가 너무 길고 집요할 때는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 이제 가도 될까요?”라고 말하거나 누가 내 집에 찾아와 말을 늘어놓을 때 “용건은 잘 들었습니다. 그럼 이제 가주세요” 또는 “할 일이 있어서요. 이젠 가주셨으면 합니다.” 라고 말하며 상황을 끝내버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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