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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출신 탕웨이가 한국이 폭 빠져버릴 수 밖에 없었던 사연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개봉을 앞두고 배우들과 함께 한 제작보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탕웨이는 “안녕하세요 탕웨이입니다”라며 똑똑한 한국어 첫 인사를 건넸습니다.
탕웨이는 극 중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연기해 한국어 대사를 능숙하게 소화했습니다. 한동안 한국 영화에서 소식이 뜸하던 탕웨이의 모습을 ‘헤어질 결심’을 통해 최근 칸에서 볼 수 있었죠. 이번 영화는 남편인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만추’ 이후 12년 만에 출연한 한국 영화입니다.
그런데 칸에서 ‘헤어질 결심’이 감독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자, 중국은 “대륙의 여신” 탕웨이가 출연한 덕분이라며 중국덕인 것처럼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정작 탕웨이는 중국 국적을 버렸고 다시는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말이죠.
한국 사람들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출신 연예인들게 무척 관대합니다. 자국을 떠나 타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에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을 하는거죠. 하지만 몇몇 중국 출신 연예인에 대해서는 정 많은 한국인이라도 손절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는 열의를 보이다가 이름을 알리고 인기를 얻고 나면 한국 기획사와의 계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의 예의범절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었죠. 주로 글로벌 아이돌 그룹의 중국 멤버들이 그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요.
하지만 탕웨이에 대해서는 “분당댁”이라고 부르며 중국보다 더 따뜻하게 사랑과 응원을 보내고 있죠. 그녀는 이미 버림받았던 중국에서 반복해서 파렴치한 짓을 당했고, 중국인들조차도 “이래서 그녀가 한국으로 간거다”라며 이해를 할 정도였습니다. 신인 시절 탕웨이는 큰 역할을 맡은 적 없이 조연을 전전하며 고민을 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배우로서 다소 늦은 듯 보이는 나이 20대 후반이 되자 마음이 조급해진 탕웨이는 큰 결심을 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이안 감독의 영화 ‘색계’에 여주인공 오디션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이안 감독은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고, 미국 헐리우드의 큰 자본을 받아 영화를 만들수 있는 몇 안 되는 아시아계 감독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유명 감독의 영화이니 만큼 ‘색계’의 여주인공으로는 여러 유명 여배우가 물망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하나같이 수위 높은 베드신에 부담을 느껴서 출연을 포기했습니다. 탕웨이의 주변 사람들도 그녀가 ‘색계’오디션을 보는 것을 반대했는데요. 아무리 세계적인 감독의 영화라고 해도 중국에서 여배우가 노출이 심하고, 자극적인 내용의 영화를 찍는 건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이유에서였죠.
주변사람들의 걱정에도 탕웨이는 오디션에 참가했고, 결국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색계’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여주인공 탕웨이 역시 단아하면서도 묘하게 고혹적인 이미지와 함께 베드신의 높은 수위와 눈빛 연기도 매우 화제가 되어 일약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수위 높은 노출과 베드신 때문에 ‘색계’를 찍는 것을 반대했던 남자친구는 그녀를 떠났고, 이어서 중국 정부는 탕웨이에게 3년간 영화 출연 금지력을 내리게 됩니다. 영화 내에서 항일운동을 하던 여주인공이 일본 제국과 결탁한 매국노와 사랑에 빠진다는 영화의 스토리를 용납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황금사자상까지 수상한 영화의 세계적인 감독과 세계적인 배우 양조위를 건드릴 수는 없었기에 신인 여배우 탕웨이에게 모든 불이익을 덮어 씌운거였죠. 중국 정부에 의해 활동이 제한받자, 영화와 방송 관계자들은 그녀를 투명인간 취급했고 결국 탕웨이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을 모두 챙겨 영국으로 도망치듯 떠났습니다.
탕웨이는 영국 길거리 모델이나 초상화를 그려서 먹고 살면서 틈틈이 연기공부도 했습니다. 홍콩 시민권은 얻어 홍콩에서 활동하기 위해서였죠. 홍콩 시민권을 취득한 그녀는 로맨틱 코미디 ‘크로싱 헤네시’라는 영화를 찍었습니다. 크로싱 헤네시는 탕웨이의 수수하고 청순한 매력이 잘 드러나는 영화로 한국 영화 관객들 사이에서 탕웨이의 매력이 주목받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인상 깊게 지켜 보던 한국 영화계와 인연이 닿으면서 김태용 감독의 ‘만추’에 배우 현빈과 주연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탕웨이는 ‘만추’를 통해 외국인 배우 최초로 한국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면서 독보적인 연기력과 매력을 인정받았는데요.
중국에서도 ‘만추’가 크게 흥행하면서 다시 탕웨이의 중국 활동 정지가 풀리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인연이 되어 2014년,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는 결혼을 합니다.
이렇듯 한국에서 영화적 성공과 사랑의 결실까지 이룬 탕웨이는 한국을 은인같은 나라로 여기며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차 “한국은 내게 고향과 같은 곳이다”라며 한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현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세계적인 스타가 된 탕웨이를 중국 영화 산업에 이용하기위해 쓸모없는 여배우라며 내친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다시 중국 활동을 강요하기 시작합니다.
중국의 러브콜을 거절하면 다시는 중국활동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소문이 들렸고, 중국 영화에 나오는 탕웨이의 모습을 바라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중국 활동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후 탕웨이는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며 중국활동에 전념했는데요.
2015년에는 무려 네 편의 영화를 찍기도 했습니다. 탕웨이의 팬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했는데요. 탕웨이는 첫째 아이를 출산 한 후에도 쉼없이 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그렇게 무리를 하던 탕웨이는 2017년 한 행사장에서 결국 쓰러졌고 애초에 참석하기로 한 영화제 포럼에도 불참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에 중국인들은 탕웨이가 이렇게까지 과로를 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철저히 외부의 압박이라면서 떠들어댔습니다. 그런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야 했죠. 그렇게 무리한 스케줄로 몸도 힘들고 무성한 소문에 마음도 힘들었던 탕웨이는 중국 전체를 당황시키는 일을 벌이고 마는데요.
2020년 개봉을 앞둔 영화 ‘내부고발자’의 홍보를 위해 중국의 공영 방송국 CCTV에 출연했을 때입니다. 진행자는 탕웨이와 함께 출연한 배우에게 “어떻게 항상 그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시나요?” “특히 탕웨이씨는 쉬지 않고 일하시는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탕웨이는 갑자기 목이 메는지 말을 잇지 못하더니 점점 눈가가 촉촉하게 젖기 시작했습니다. 곧이어 탕웨이는 눈물이 주체가 되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고, 인터뷰는 중단되었는데요. 진행자와 남자주인공으로 출연한 동료 배우는 그런 탕웨이를 위로하기는 커녕, “영화찍는 내내 저런식이었다니까요” “저런다고 내가 가서 위로해줘야하나?” “다 울면 알아서 오겠죠”라고 말했고 진행자는 웃음을 터트리는 장면이 그대로 생방송을 탔습니다.
탕웨이는 이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쉴 틈없이 달리던 중국 스케줄을 중단합니다. 한국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한국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중국 방송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2020년부터는 한국 영화에 몰입합니다. 그녀가 얼마나 한국 영화에 모든 걸 걸었는지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는데요.
이번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탕웨이씨가 한국어를 정말 열심히 공부해 연기했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처절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을 만큼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탕웨이는 “처음 감독님을 만나서 영화 이야기를 들을 때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됐다” “감독님이 구술로 해주셨는데 들으면서 물을 마실 정도로 흥분됐다” “천천히 감독님의 얘기 속에 들어갔고 감독님의 눈빛, 작가님의 눈빛이 따뜻했다” “그 느낌 때문에 내가 외국어로 연기 해야하지만 이미 마음 속에 안심되고 걱정이 없어졌다”고 말했죠.
그리고 한국에서는 중국처럼 그 누구도 그녀를 괴롭히거나 악의적인 소문을 내지 않았고 그녀는 활동을 통해 심적으로 안정되었고 더없이 건강한 상태로 즐겁게 영화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뺏고 출연을 정지시켰다가도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에는 찬물을 끼얹으려는 중국의 파렴치한 행동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탕웨이가 언제나 자신의 길을 가기를 응원하면서 오늘 내용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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