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돗개에게 감동받고 지려버린 미국인 사연
한국 진돗개에게 감동받고 지려버린 미국인 사연
현재 미국에서 진돗개가 반려견으로서 최고의 장점을 가진 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큰 화제입니다.
최근 미국 매체 컨트리리비에서 진돗개를 세계 최고의 개로 선정하면서 해당 연구결과를 첨부했는데요. 해당 매체에서는 “가장 바르게 행동하는 개 품종 10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전 세계에 존재하는 많은 품종의 개들 중 예절 바른 강아지 순위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매체는 진돗개에 대해 “가장 충직한 한국의 개”라고 설명하면서 미국 최고의 반려동물 보험회사인 프로텍트마이포즈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통해 바른 행동 견종 10위 중 1위를 진돗개가 차지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해당 기업은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를 연구해 어떤 견종이 주인에게 가장 잘 행동하는지 분석했죠.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 “한국의 국보이자 진도가 고향인 진돗개가 75.86%의 점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진돗개는 진도의 험한 섬 환경에서 수백년에 걸쳐 진화하면서 활기차고 용감하면서도 조심스러우며 경계심이 강한 특별한 성격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매체는 “그렇습니다. 진돗개는 낯선 사람을 경계합니다.” “하지만 진돗개의 강한 우정은 진돗개 관련 인스타그램 포스팅 중 76%이상에서 긍정적인 행동으로 보고됐습니다.” “뾰족한 귀와 촘촘한 털을 가진 진돗개는 주인에게 신뢰와 인정을 선사합니다.”라고 전했는데요.
이렇게 진돗개는 다른 개들보다 더 예절바르고 말썽을 덜 부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온거죠. 다른 연구결과로는 “가장 못되고 말썽을 많이 부리는 견종”을 뽑는 순위가 있었는데요. 이 부문에서는 재패니즈 스피츠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진돗개를 한 번 키우기 시작하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일부에서는 신선한 외모에 반해 입양을 했지만 진돗개가 키우기 까다로워 고민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안타깝게 버림받은 진돗개의 마음을 열고 일생을 함께한 미국인의 특별한 사연이 있는데요.
미국의 수의사 제퍼슨이 진돗개에 대해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요약해서 공유합니다. 글은 “일생을 함께한 나의 친구를 보내줄 준비를 해야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로 시작하는데요. 큰 상처를 입고 유기견 센터에 온 진돗개. 어린 강아지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났지만 이미 성견인 녀석이 한 마리 있었습니다.
하얗고 시바견보다 덩치가 크고 늑대를 닮은 각진 얼굴. 두려움이 없는 듯 꼬리를 빳빳하게 든 모습과 사람에게 관심없는 듯 무심한 행동. 당연히 아무도 진돗개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시설에서 계속 수용할 수도 없고 사람을 거부하는 행동을 보이는 유기견이란 앞으로의 상황은 뻔한 길만 남아 있었죠.
나는 고민끝에 이 녀석의 마음의 문을 열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수의사인 나는 단지 아픈 곳을 치료하는 것 뿐 아니라 동물의 심리 또한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있는 많은 진돗개들의 이름이 그렇듯이 나는 녀석을 그저 ‘진도’라고 불렀습니다.
사실 평생을 같이 할 친구가 될 줄 알았다면 좀 더 멋진 이름을 지어줄 걸 그랬나 봅니다. 나는 진도의 마음을 열기 위해 많은 것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놀아주려 했고 장난감, 간식 등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했지만 진도는 다 거부한 채 창문 앞에서 몸을 웅크리고 한숨만 내쉴 뿐이었습니다. 강아지가 한숨 쉬는 것을 들어본 적 있나요?
정말 사람처럼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휙 돌리고는 잠자는 척을 하더군요. 진돗개에 대한 정보를 모으면서 원래 한 사람만을 주인으로 알고 섬긴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이대로 포기를 해야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진도가 눈빛으로 “혼자 있고 싶지만 혼자 두지는 말아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좀 더 시간을 갖고 노력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색한 사이로 시간이 흘렀고, 겨울이 됐을 무렵 진도가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한번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서 “오늘은 뭐하고 지냈어?” “혼자 있을 때 심심하지는 않았니?”하며 진도에게 계속 말을 걸다가 내가 깜박 졸았는데, 진도가 은근슬쩍 내 옆에 눕더니 꼬리로 나를 툭툭 치고 있더군요. 진도는 나와 함께한지 두달만에 드디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이 많이 든 나는 진도를 정식 입양했고 몇년이 지나 결혼도 했습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내는 진도와 별탈없이 잘 지냈습니다. 우리에게는 새생명이 태어날 거라는 축복까지 더해져 매일이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생각지 못한 시련이 닥쳤습니다. 태아의 심장이 느리게 뛰고 있다는 것과 사태가 심각하여 유도분만을 해야한다는 것이였죠.
마음이 심란해진 아내는 잠시 혼자 있고 싶다며 약을 먹고 2층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진도가 아내를 따라 올라가는 것이였습니다. 걱정이 된 나는 아내가 쉬고 있는 방을 몰래 들여다 보았습니다. 아내는 잠들어 있었고, 진도는 아내의 허리 근처에 몸을 말고 누워서 아내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아내의 임신한 배를 지켜주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5시간이 흘렀고 배가 고플 진도를 데리러 올라갔지만, 진도는 아내의 보디가드인 것처럼 나를 따라 내려오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진도는 장장 7시간 동안 아내의 곁에 꼭 붙어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진도의 우선 순위가 나에게서 아내로 완전히 바뀐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흐뭇하면서도 내심 섭섭한 감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후에 몇 달 동안 진도의 하루일과는 오로지 아내의 곁을 지키는 시간이었습니다. 출산일이 다가오면서 우리는 약간의 걱정이 생겼습니다. 진도가 막상 태어난 아기를 보고 놀라거나 거부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였죠.
아내는 다행히도 무사히 출산을 했고, 아내와 아기가 집으로 오기 전에 나는 긴장하며 무척 분주해졌습니다. 아기의 옷을 먼저 집에 가져가서 익숙한 냄새를 만들려고 시도했습니다. 진도는 아기옷의 냄새를 맡고 꼬리 프로펠러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우리 새로운 가족의 냄새가 나는데 도대체 언제 오냐는 표정이었죠.
진도는 아기가 집에 오고 나서는 아예 24시간 내내 아이 방 앞에 죽치고 있었습니다. 밥시간이 지나도 움직이지를 않아서 밥그릇을 아기방 문 앞에 가져다 놓을 정도였습니다. 문 앞에 꼼짝 않고 감시하는 모습은 마치 누구라도 들어가기만 하면 가만 안두겠다고 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4살이 되었습니다. 하루는 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향해 리트리버 한마리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진도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마당에서 달려나가 리트리버를 쫒아낸 뒤 아이에게 다가가며 아이를 듬직하게 에스코트하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최고의 보디가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그 리트리버는 아이를 좋아해서 다가온 것인데 말이죠. 진도는 아이가 근처에 있으면 일단 앞에 앉아서 그 다음에 아이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관찰합니다. 아이의 행동에 잔뜩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가 자기의 간식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명령이 있어야 다음 행동으로 이어나갑니다.
진돗개의 경우는 내가 지켜야 할 새로운 주인이라는 개념에서 행동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 그렇게나 듬직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꼬집고 얼굴을 만지는데도 싫다고 표현도 안하고 묵묵히 받아주는 진도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너와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하는 행동은 이미 뽀얗고 쌩쌩한 진돗개가 아닌 늙어버린 진도의 몸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아이는 테이블 주위를 돌며 진도에게 비명을 지르고 달려드는 것을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진도는 이미 열 살이였는데 말이죠.
아이와 놀아줄 때를 빼면 하루종일 누워서 잠만 자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의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면서 울컥합니다.
나에게 진도는 정말 특별한 친구입니다. 이 녀석을 무지개 다리 너머로 보낸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도 힘들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진도와 추억을 위해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누구보다 신나서 뛰어다니며 난리를 쳤을 텐데 먼 곳을 바라만 보는 진도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나는 진도와 함께하고 있고 이것은 내 인생의 큰 감동입니다.
제퍼슨의 글은 이렇게 마치는데요. 특별하고 훌륭한 심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우리의 토종 진돗개가 그 자체로 인정받길 바라며 오늘 준비한 소식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