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과학자가 전하는 오감 활용방법 - 삶의 질을 높이자
감각 과학자가 전하는 오감 활용방법 - 삶의 질을 높이자
프랑스 남부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상상해보자. 식당 테라스에 앉아 햇볕을 쬐며 점심 식사를 하는데 낮은 대화소리, 와인 잔 소리가 배경 음악처럼 들린다. 웨이터가 차게 식힌 로제 와인을 가져온다.
아랫마을 포도밭에서 판매하는 와인이라고 한다. 너무 맛있어서 한 박스를 사왔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지루한 일상이 계속 되고 있다. 모처럼 친구들을 초대해 지난 휴가 이야기를 하다가 프랑스에서 사온 와인이 떠오른다. 냉장고에서 꺼내 먼저 한 모금 마셔본다.
이런, 역겨운 신맛이 난다. 맛이 상해버린 것 같다. 그런데 정말 맛이 상한 것일까? 사실 와인 자체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날 와인을 맛있게 만든 건 나를 둘러싼 분위기와 소리, 향기와 색상이었다.
세계적인 감각 과학자 러셀 존스는 모든 감각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들이 서로 연결될 때, 감정이 증폭되고 즐거움도 더해진다고 말한다. 시각, 촉각, 후각, 청각, 미각 등의 감각을 잘 이용하면 더 나은 하루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감각 사용법’은 무엇일까?
자신감을 높이는 감각 사용법
우리의 행동과 사고는 옷을 따라간다. 특수한 역할과 행동에 맞는 옷을 입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런 현상을 ‘제복 효과’라고 한다. 하트퍼드셔대 카렌 교수는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은 평소에 늘 입고 다니던 티셔츠를, B그룹은 슈퍼맨 티셔츠를 입고 시험을 보게 했다.
그 결과, B그룹은 A그룹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았다. 슈퍼맨 티셔츠를 입은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올라가고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 것이다. 검은색 옷을 입는 것도 자신감을 높여준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검은색은 자신감과 지성을 연상시킨다고 답했다. 꼭 제대로 된 옷을 갖춰 입지 않고 검은색 옷이나 장신구를 걸치는 것만으로도 제복 효과를 통해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일의 능률을 높이는 감각 사용법
2006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업무 공간에 감각적 다양성을 가미할수록 정신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카페가 일하기 좋은 공간인 이유도 잔잔한 소음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커피 향과 빵 굽는 냄새가 끊임없이 퍼지기 때문이다.
일상에 감각적 다양성을 더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앉은 자리를 바꿔보거나 책상의 물건을 바꿔보는 것이다. 가능하면 창가 자리에 앉아 자연광을 쬐면서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조명을 느껴본다.
늘 똑같은 커피보다는 다른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단순한 업무만 반복하는 환경이라 해도 약간의 변화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기분도 좋아지고 업무 성과도 향상된다.
첫인상을 좋게 만드는 감각 사용법
예일대 연구에서 한 남자가 실험 참가자들에게 구두끈을 맬 동안 커피를 잠깐 들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절반은 따뜻한 커피를, 나머지는 차가운 커피를 받았다. 나중에 참가자들에게 그 남자에게 대해 인상을 물었더니 따뜻한 커피를 받은 사람은 따뜻한 인상이라고 답했고, 차가운 커피를 받은 사람은 차가운 인상이라고 답했다.
손에 든 커피 온도와 남자의 인상을 똑같이 평가했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라는 첫인상을 주고 싶다면 따뜻한 음료를 건네야 한다. 자료를 전달할 때도 차가운 플라스틱 표지보다 가죽으로 된 따뜻한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따뜻한 감촉을 전달하면 상대방은 나를 따뜻한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퇴근 시간을 앞당기는 감각 사용법
퇴근이 가까워지면 시간이 안 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시간을 빨리 흐르게 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단조 음계의 느린 음악을 듣는 것이다. 빠른 음악을 들으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각성이 되면서 시간의 흐름을 더 뚜렷이 인식하게 된다. 그러면 시간이 느리게 흘러 간다.
반대로 느린 음악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심박수를 감소시키며 호흡을 느려지게 한다. 즉, 내가 느끼는 것에 비해 실제 시간은 더 빨리 흐르게 된다.
다이어트를 위한 감각 사용법
하루가 끝날 무렵이면 다이어트 따위는 잊은 채, 먹고 싶은 것을 덥석 집는 경우가 많다. 무거운 짐을 들었다면 그럴 확률이 더 높다. 대학 구내식당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무거운 가방을 든 학생은 가벼운 가방을 든 학생보다 건강에 더 해로운 음식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자들은 짐의 무게가 ‘통제력’을 고갈시켜 눈에 보이는 손쉬운 선택, 즉, 배부르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집게 한다고 설명한다. 만약, 마트에 갈 때는 가벼운 가방을 들고 무거운 가방을 들었다면 카트에 넣고 끌어라. 어깨가 가벼워지면 행동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너무 배가 고파 의지력을 잃어버렸다면 빵집에서 2분 이상 냄새를 맡은 후에 마트에 들어서라. 그러면 그 음식을 먹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건강한 식품을 사게 된다. 일상에서 공감각을 활용하는 방법은 끝이 없다. 감각적 접근법을 생활에 실천하는 범위를 늘린다면 일의 능률은 올라가고 일상은 더 즐거워질 것이다.
일상의 구석구석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의 비밀 - 더 나은 나를 위한 하루 감각 사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