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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Dignity

기 센 사람에게 이기는 방법

뮤직매니져 2022. 7. 26. 09:09

기 센 사람에게 이기는 방법

말 잘 듣게 생긴 사람 하면, 보통 선하게 생긴 사람을 떠올리지 않으십니까? 사람 다치게 하지 않을 것 같은 외모를 가진 사람, 죄 짓고는 못 살 것 같은 사람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이 있어 따뜻함과 온정을 느끼지만, 사실 은근히 만만하게 볼 때도 적지 않습니다.

 

날카롭거나 험악하게 생긴 사람들에게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것도 이런 사람에게는 소리까지 치며 언성을 높이고, 때론 억지를 부려 소정의 이익까지 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 함부로 다루는 사람은 이런 사람만 찾아 집요하게 뜯어먹습니다. 자기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이 사람한테만 부탁해 얻어냅니다.

 

험악한 분위기로 누르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세상 가장 불쌍한 사람처럼 보여 상대의 착한 마음을 자극해 이익을 얻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들어주면 선하게 생긴 사람들이 그 책임까지 다 떠안게 됩니다.

 

사회나 직장, 또는 가족 간에 이권이 개입된 일, 공짜, 지원금, 함께 하는 일에서 빠지려고 하는 경우, 기가 쎈 사람들이 이익은 가져가고 손해 보는 일에서는 쏙 빠져나가기 일쑤입니다. 이 사람들의 기세에 밀려 두 손 들거나 입을 막습니다. 여기서 센 사람, 그 중에서도 ‘기가 센 사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기가 센 사람이라고 할 때, 힘 있거나 험악한 기운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불쌍한 분위기를 보일 때도 기가 드러납니다. 말발이 세거나 말이 거칠면 기가 세다고 하지만, 이와 반대의 성향을 보인 사람 중에도 센 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경험한 ‘기 센 사람’은 자기가 무언가를 얻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기로 표출된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힘으로 하는 것이든, 부드러움으로 하는 것이든 공통으로 강함과 질김, 단호함이 들어있었습니다.

 

결국 이들의 의지에 밀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가 센 사람들도 고개를 흔들 정도로 까다롭게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원칙대로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 앞에서는 협박도 회유도 통하지 않습니다. 기가 센 것도 이들 앞에서는 숨이 꺼집니다. 원칙대로 하는 사람은 원칙에서 힘을 얻습니다. 보통 원칙이 아닌 자기 마음에 생각이 쏠려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융통성을 발휘한다고 하지만 사실 감정이 개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겁먹은 것이나 불쌍히 여기는 마음 모두 감정입니다. 감정에 기대어 있던 사람은 이 감정이 흔들릴 때 의지는 하염없이 쪼그라듭니다.

 

반면, 원칙에 모든 것을 고정시키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명분이 있어, 마음을 다잡기 수월하고, 손해도 보지 않고, 책임에서도 자유롭고 단호해집니다. 피도 눈물도 없다는 말을 듣는 사람 중에는 기 센 사람도 있지만, 어떤 일에도 원칙대로 하는 사람도 이런 말을 듣습니다.

어떠십니까? 기 센 사람과 비슷하지 않나요?

원칙대로 하면 적지 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착하고 순한 사람도 원칙대로 하는 순간, 기 센 사람도 벽을 만난 듯 답답해집니다. 처음부터 원칙대로 하지 않았어도 괜찮습니다. 이전까지는 상대 말 다 들어주고 휘둘렸던 사람도 원칙대로 하기 시작하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단, 상대가 아무리 욕을 하고 읍소를 해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줏대가 없는 사람, 무능력한 사람이란 말을 들어도 흔들릴 필요 없습니다. 다 자기 입장에서 하는 말일 뿐입니다. 이런 식으로 흔드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 없고, 어떤 칭찬이나 비난에도 흔들릴 필요 없습니다.

 

일관되게 계속 행동하면 상대도 결국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상대에게 밀리지 않고 내 의지를 펼 수 있는 힘이 생기면 그때부터 재량껏 융통성을 발휘하면 됩니다.

 

순진한 사람, 경험 없는 사람, 착한 사람, 마음 약한 사람, 육체적으로 힘이 약한 사람도 원칙대로 하는 순간, 은근히 까다로운 사람이 됩니다. “네가 뭘 몰라서 그런데” 라며 설득하고 협박 아닌 협박도 하지만 통하지 않습니다. 교활한 사람 중에는 원칙대로 하는 태도로 상대를 길들였다가 살살 풀어주면서 휘어잡는 수법을 보이기도 합니다.

 

원칙대로 하는 것을 답답하거나 무능력한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찾은 원칙대로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2가지 예시를 말씀드리고 마칠까 합니다.

 

먼저 책 <이기는 말의 기술>에서 찾은 원칙대로 대응하는 예입니다. “사람 참 고지식하네, 융통성 있게 적당히 하자고”라고 말했을 때, “고지식이란 말은 흔히 굳이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을 고집스럽게 지키자고 할 때 쓰는 말 아닌가요?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는 것은 위반이죠?” 또는 “융통성은 일을 문제없이 잘 처리하는 것이지, 위험한 줄 뻔히 알면서도 하는 게 융통성은 아니죠?”라고 대답합니다.

원칙대로 하면서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모습입니다. 이때 상대의 비난을 피해 가는 답변은 여러 실생활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훌륭한 표현입니다. 다음은 책 <똑똑한 불복종>에서 한 신참 간호사가 보여준 행동을 통해 기 센 사람을 상대하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간호학교를 졸업한 후 병원 응급실에 배치받은 신참 간호사, 심장 발작 환자 한 명이 실려왔습니다. 의사는 신속하게 진찰하고 나서 환자에게 어떤 약물을 투여하라고 그녀에게 지시합니다. 그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약물은 심장병 환자에게 특히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지시를 따라야 할까요? 아니면 할 수 없다고 해야 할까요?

 

그녀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의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대부분의 권위자가 그러듯 언성을 높이며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기 센 사람을 대면할 때와도 비슷합니다. 그의 기에 눌려 시키는 대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일선에서 판단을 해야 하는 실무자라면 이런 식의 행동은 책임을 면하기 힘듭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되기 쉽습니다. 간호사는 어떻게 했을까요? 그녀는 갈등했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의사가 지시한 약물은 넣고 거치대에 걸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 의사를 호출해서 투약 준비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밸브만 열면 되는 것입니다.

 

다만 의사가 직접 열어달라고 했습니다. 의사는 멈칫했습니다. 자신도 그 위험이 우려되었기 때문입니다. 의사는 다른 약물을 투여하도록 지시를 변경했고, 간호사는 지시대로 했습니다. 책은 간호사의 이런 행동을 똑똑한 불복종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를 원칙대로 해서 얻어낸 성공의 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참 간호사는 자기 생각 대신 원식에 의지했습니다. 원칙의 힘을 빌려 권위자를 상대했고, 언성을 높이던 권위자도 결국 자신의 결정을 바꿔야 했습니다. 이렇듯 원칙대로 대할 경우 상당한 힘이 생깁니다. 이 힘을 이용하면 여러모로 기 센 사람도 능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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